
음식 하나가 사라지면 맛뿐 아니라 재료를 길러온 땅의 기억과 손끝으로 전해온 조리법도 희미해진다. 오래된 음식을 다시 만드는 일은 그래서 지역의 삶과 문화를 오늘로 불러오는 일이기도 하다.
슬로푸드한국협회 담양지부는 ‘『정조지』 속 연화초 만들기’를 통해 이러한 가치를 나눈다. 담양군 창평면 용운길 35-27에 있는 곽경자 지부장의 식초담다 체험장에서 백련꽃을 활용한 연화누룩 빚기와 연화초 담기를 두 차례에 걸쳐 진행하도록 마련했다.

옛 기록을 오늘의 손끝으로 이번 체험은 조선시대 실학자 서유구의 『정조지』에 기록된 전통식초 제조법을 바탕으로 한다. 백련꽃을 활용해 연화누룩을 빚고, 그 누룩으로 연꽃식초인 연화초를 담그며 옛 음식의 지혜를 배운다.
10월 3일 토요일 오후 4시 시작한 1회차는 환영 인사와 사진촬영에 이어 전민권 담양지부 부회장의 ‘맛의 방주’ 강의로 진행됐다. 연화누룩 만들기는 곽경자 지부장이 진행했다. 시간표에는 오후 6시부터 작은키밀 수제비를 나누는 저녁식사와 밥상머리 대화로 교류하는 시간이 마련돼 있다.

10월 31일 토요일 오후 2시에는 같은 장소에서 1회차에 빚은 연화누룩으로 전통 연화초를 담글 예정이다. 앞선 체험과 이어지는 과정으로, 안내문은 1회차 참석자의 후속 참여를 강조한다. 연화초 담기 후에는 소통의 시간과 마무리가 이어진다. 연화초를 담근 뒤에도 발효와 관리가 이어지는 만큼, 두 차례의 만남은 만들기와 기다림을 함께 배우는 과정이다.
함께 배우고 나누는 전통의 지혜
곽경자 담양지부장이 전하는 인사말의 취지는 우리 음식문화의 지혜를 알아보고 오늘의 삶 속에서 다시 이어가자는 데 있다. 옛사람들이 재료를 다루고 자연의 시간을 기다리며 음식을 만들었던 과정을 함께 경험하자는 것이다.
담양지부 안내문의 “혼자 하면 일, 함께하면 놀이”라는 표현은 그 뜻을 보여준다. 함께 빚고 식탁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전통을 배우는 일이 공동체의 즐거움으로 이어진다. 어르신의 음식 경험과 다음 세대의 관심이 만날 때, 손끝의 기억은 살아 있는 배움이 된다.

좋은 음식으로 더 나은 세상을
슬로푸드는 음식의 맛과 함께 생산 과정, 환경, 생산자의 삶을 살피는 운동이다. ‘좋고, 깨끗하고, 공정한 음식’을 중심 가치로 삼아 고유한 맛과 생물다양성을 지키고 생산자의 수고를 존중한다.
협회는 사라져가는 식재료와 전통식품을 발굴·기록하는 ‘맛의 방주’, 식문화와 미각 교육, 생산자와 소비자의 교류 등을 펼친다. 연화초 체험 역시 옛 조리법을 기록에 머물게 하지 않고 직접 배우고 활용한다는 점에서 이러한 취지와 맞닿아 있다.
6차산업의 관점에서도 연꽃이라는 재료에 가공 기술, 문헌의 이야기, 교육과 체험이 연결된다는 의미가 있다. 소비자는 만드는 과정을 통해 재료와 지역을 더 깊이 이해하고, 농촌은 고유한 식문화를 새로운 경험으로 전할 수 있다.
10월 3일의 손길은 10월 31일의 연화초 담기로 이어진다. 두 날짜 사이의 기다림도 배움의 일부다. 연꽃 한 송이에서 시작된 체험이 오래된 맛을 잇고, 그 맛을 함께 나누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음 계절로 전한다.
오늘 행사의 촬영은 강스토리협동조합이 후원한다.

국제온라인6차산업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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