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의 가을이 맛있는 꼬치 향으로 물들었다. 수원의 역사와 음식문화를 ‘꼬치’라는 친숙한 먹거리로 풀어낸 ‘2026 수원꼬치페스타’가 수원화성 일원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수원에 꼬치다’를 주제로 마련된 이번 축제는 10월 3일부터 5일까지 수원화성박물관 앞 광장 일원에서 진행된다. 운영 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다. ‘2026 수원 방문의 해’를 맞아 처음 선보인 행사로, 지역 음식점과 음식문화거리 상인회 등 90여 개 단체·업체가 참여했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메뉴의 다양성이다. 축제에서 만날 수 있는 메뉴는 모두 104종에 이른다. 단순히 여러 종류의 꼬치를 모아놓은 먹거리 행사를 넘어 수원의 역사와 지역 음식문화, 세계 각국의 음식까지 한 공간에서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정조의 역사에서 수원갈비까지…꼬치에 담은 ‘수원의 맛’
수원꼬치페스타의 차별점 가운데 하나는 지역의 역사적 이야기를 음식과 연결했다는 점이다. 대표적으로 정조대왕 시대 진찬연 음식과 관련된 ‘화양적’이 축제 메뉴로 등장했다. 여러 재료를 색색으로 꿰어 만드는 화양적은 오늘날 대중에게 익숙한 꼬치와 연결되는 전통음식이다. 현대적인 길거리 음식이라는 이미지가 강한 꼬치에 수원의 역사적 이야기를 더하면서 축제의 정체성을 살렸다.
수원을 대표하는 음식인 양념갈비도 빠지지 않았다. 수원양념갈비를 간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꼬치 형태로 선보이면서 관광객이 지역 대표 음식을 보다 친숙하게 접할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에 일본과 중국, 인도, 태국 등 여러 나라의 음식문화에서 착안한 메뉴와 다양한 퓨전꼬치가 더해졌다. 전통과 현대, 지역과 세계의 음식을 ‘꼬치’라는 하나의 주제로 연결한 셈이다.
‘사 먹는 축제’ 넘어 직접 만들고 즐기는 체험형 행사로
이번 축제는 먹거리 판매에만 집중하지 않고 시민과 관광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소떡소떡을 직접 만들어보는 프로그램을 비롯해 과일을 활용한 꼬치 만들기, 여러 나라의 음식문화를 접하는 체험 등이 진행됐다. 꼬치를 소재로 한 보드게임 프로그램도 마련해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방문객이 음식 외에도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장 편의를 높이기 위해 QR을 활용한 주문 방식도 도입됐다. 매장 앞에서 계속 줄을 서서 기다리는 대신 스마트폰으로 음식을 주문하고 준비 상황을 알림으로 확인할 수 있는 방식이다. 잔디 공간과 체험부스 등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는 장점이다. 먹거리와 체험, 휴식을 한 공간에서 연결하면서 방문객이 행사장에 머무르는 시간을 늘릴 수 있는 축제 구조를 만들었다.
꼬치 먹고 화성행궁으로…미식축제가 지역관광 연결고리 역할
수원꼬치페스타의 또 다른 강점은 행사장 주변에 수원을 대표하는 관광자원이 밀집해 있다는 점이다. 행사가 열리는 수원화성박물관 일원에서는 화성행궁과 행궁동, 팔달문, 전통시장과 통닭거리 등으로 이동하기 쉽다. 축제장에서 음식을 즐긴 관광객이 자연스럽게 주변 역사문화 공간과 상권을 찾을 수 있는 지리적 조건을 갖춘 셈이다.
특히 음식은 관광객의 이동을 유도하고 체류시간을 늘릴 수 있는 대표적인 관광 콘텐츠 가운데 하나다. 수원갈비처럼 이미 전국적인 인지도를 확보한 지역 음식에 역사문화 콘텐츠와 새로운 먹거리 경험을 결합한다면 수원의 관광 이미지를 한층 다양하게 확장할 수 있다.
수원화성이라는 역사문화 자원과 행궁동 상권, 전통시장, 지역 음식이 하나의 관광 동선으로 이어진다면 축제 개최 효과가 행사장 내부에 머무르지 않고 주변 지역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
첫 축제의 가능성 확인…쓰레기 처리 등 현장 운영은 보완 과제
많은 음식을 한자리에서 판매하는 축제인 만큼 해결해야 할 현장 운영 과제도 있다. 방문객이 집중되는 시간에는 음식 용기와 꼬치 등 폐기물이 빠르게 발생한다. 제공된 현장 후기에서도 일부 쓰레기통이 일찍 가득 차거나 꼬치와 다른 폐기물이 뒤섞이는 모습이 아쉬운 점으로 지적됐다.
축제가 앞으로 지속적으로 개최되고 규모가 커진다면 폐기물 수거시설 확대와 분리배출 안내, 혼잡시간대 수거 횟수 증대 등 보다 세밀한 운영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먹거리 축제는 음식의 종류나 프로그램 못지않게 청결과 편의시설이 방문객 만족도를 좌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QR 주문 시스템처럼 현장의 불편을 기술을 활용해 줄이려는 시도는 향후 더욱 발전시킬 만한 요소다.
‘104가지 꼬치’ 넘어 수원 대표 미식축제로 성장할까
2026 수원꼬치페스타는 누구에게나 친숙한 ‘꼬치’를 중심에 놓고 수원의 역사와 음식, 세계의 다양한 미식문화, 시민 체험을 한데 엮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정조대왕과 연결되는 전통음식 화양적에서 수원양념갈비를 활용한 꼬치까지 이어지는 구성은 수원만의 이야기를 음식으로 전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여기에 세계 각국의 꼬치와 가족 체험 프로그램을 더하면서 시민뿐 아니라 외부 관광객까지 겨냥한 축제로 범위를 넓혔다.
첫 개최인 만큼 현장 편의시설과 폐기물 관리 등 앞으로 보완해야 할 부분도 있다. 그러나 지역 대표 음식과 역사문화유산, 주변 상권을 하나의 축제로 연결하려는 방향은 수원의 새로운 미식관광 콘텐츠를 만드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104가지 메뉴를 맛보는 즐거움을 넘어 축제를 계기로 화성행궁을 걷고, 행궁동을 둘러보고, 전통시장과 통닭거리까지 방문하게 만드는 것. 이러한 관광의 연결이 지속된다면 ‘수원에 꼬치다’는 단순한 가을 먹거리 행사를 넘어 수원의 맛과 이야기를 알리는 대표 축제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











